발행일자 : 2023년 3월 1일 광고문의 즐겨찾기
기획/연재
기획/연재
기획/연재
> 기획/연재
제목 전우문예-단편소설(14) 소설가 김성열 - 어느 이등병의 귀향(歸鄕)
작성자 kookbangco


남편은 그 즉시 탄광으로 끌려 간지 얼마 후

처형을 당했소.”

말자는 그 자리에 쓰러져 졸도를 할 뻔했다.

소장이 냉수를 마시게 해 겨우 정신을 차렸다.




배가 고파 개구리와 쥐도 남아나지를 않았다. 말자는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죽은 사람들이 가마떼기에 둘둘 말려 실려 나가는게 몇 명인지도 모른다. 그런 경황 속에서도 지난 일들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산속 오두막 생활이 그에게는 그래도 가장 행복했었다. 한겨울에는 산토끼, 꿩 그리고 산 돼지 같은 짐승들의 고기가 떨어지지를 않았다. 남들처럼 화려한 꿈은 없었지만 신랑을 만나고 화전을 일구며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절이 참으로 행복했었다. 그날 밤, 뿔뿔이 헤어진 이후, 남편의 소식도, 아이들 소식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자꾸만 눈이 감긴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았다.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당 간부들에게 잘 보이면 혹시 이곳에서 풀려 날 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죽을 둥, 살 둥 일한 것들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분했다. 그는 깜깜한 골방에 쪼그리고 앉아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볕을 쪼이며 깜빡깜빡 졸고 있었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그 때였다. 그의 앞을 지나가던 남자가 저만치 걸어가다 말고 돌아서서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다본다. 그리고 얼른 생각이 나지를 않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살아진다. 그가 다녀가고 얼마 되지 않아 교화소소장이 부른다는 전갈이 왔다. 말자는 교화소소장이 부른다는 소리에 결국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 눈앞이 새 하얗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떨구고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한 여성이 달려들어 그를 소장실로 안내를 한다.

소장 동무! 그 여성 동무를 데려 왔습네다.”

, 그렇구만. 이제 동무는 나가 보기 오.”

그가 나가자 소장 실에는 소장과 말자 단 둘 뿐이다. 소장이 먼저 말을 한다.

. 동무래! 고개를 들고 나를 보기요. 나 방대철 나를 기억 하갔소?”

말자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으나 정신이 가물거릴 뿐 도통 기억을 할 수가 없다. 그때 소장이라는 사람이 혼자 중얼거리듯 말을 한다.

기리치, 기리쿠말구지, 기억할 수가 없다. 캄캄한 밤이었으니 기억할 수가 없다. 기러면 내가 말 하갔시오. 그날 밤, 아마도 한 이십년은 되었지비. 깊은 산속 오두막 말이요.”

어두운 밤, 오두막이라는 말에 말자는 머리를 도끼에 찍히는 것 같았다. 정신이 번쩍 들며 그 당시 일이 되살아났다. 굶주린 짐승 떼처럼 달여 들어 자신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던 악몽이 되살아나며 온 몸에 한기가 느껴진다. 분에 못 이겨 온 몸이 벌벌 떨린다. 그는 혀를 깨물어 서라도 죽고 싶었고 이판, 사판, 그의 얼굴에다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그는 호흡이 가 파라졌다.

동무래, 진정하기오. 나라도 기럴거구먼, 그래. 그때 간나 새끼들이 해두해두 너무 한 거다. 그래 서, 그때 모든 일을 내 오늘 이렇게 대신해서 사과를 하면서 융서를 빌 거구만. 자 그간 세월도 많이 흘러갔으니 그리하기요. 우리들이 그날 씻을 수 없는 죄를 진 것도 사실이 아니 메. 그때 금덩어리와 아편 덩어리로 나는 큰 재미를 보았소. 그 일로 나는 수령 동지가 주는 1급 훈장도 받고 노동당 입당도 하여 오늘날 당 간부가 되어 이 자리에 서게 됐으메. 오늘 동무를 만난 것은 좋은 인연이구만. 이는 우리 두 사람 모두의 행운이요. 나는 동무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할까 생각하오. 그거이 사상과 이념은 다른 거야요. 아무리 우리의 현실이 그렇다 해도, 은혜를 입었으면 갚을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가 아니메. 짐승들도 은혜를 입으면 갚는다 안 하오. 그 아편과 금덩어리에는 비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모든 마음의 앙금을 풀고 그대로 내 용서를 받아 주기요. 동무는 오늘 이 시간 부로 석방이요. 그리고 허름하기는 해도 국경 부근에 집도 한 채 마련해 두었소. 나도 사람이니 끼니 사람의 기본까지 버려서야 그것은 벌 받을 일이지비. 동무는 집으로 돌아가는 거요. 그리고 참, 말이 나온 김에 내 다하기요. 놀라지 말기 오. 마음을 가라앉히시오. 동무의 남편은 그 즉시 탄광으로 끌려 간지 얼마 후 처형을 당했소. . 여기저기 줄을 대어 빼내려 했디만 죄가 너무나 커서 리 나로서는 역 부족이었소. 그 당시 남반부 국군포로들을 호송하던 중국 해방군을 목을 졸라 죽였다 하메, 어찌 살려낼 방법이 없지 않갔스메-”

그 말을 듣고 있던 말자는 그 자리에 쓰러져 졸도를 할 뻔했다. 소장이 그를 부축해 냉수를 마시게 해 정신을 들게 했다. (다음 호에 계속)








[ 독후감 모집]

독후감 선정 독자에게 1회 독후감 우수 패와 부상수여

20222월부터 연재되어온 단편소설 어느 이등병의 귀향(歸鄕)’

을 읽고 독후감을 아래 요령으로 보내오신 분 중 선정된 두 분에

게 김성열 작가의 독후감 우수 패와 부상을 드립니다.

1~15회분을 읽은 후 A4 1~2(본문 12포인트) 분량

독후감 제출(편집국)

시상 : 국방전우신문 창간 18주년 기념행사 시

심사 : 전우문예발전위원회(시상/작가 김성열)

국방전우신문 편집국

 

첨부파일

로덴성문치과 광고 배너